[학습공동체] 교학상장의 장 속에서 발견한 나 (정치외교학과_2학년)
- 작성자장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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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그램 소개
‘학습공동체’는 자유주제, 교과목, 튜터링, 학술연구 등 학습공동체를 구성하여 협업학습을 통해 상호성장을 촉구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22-1학기와 22-2학기 1년 동안 학습공동체의 팀장으로 팀을 꾸리고, 정치외교학과 전공 과목인 ‘정치심리학’과 ‘한국정치론’의 협업학습을 주도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분야의 논문을 탐독했다. (PDF 참고)
2. 프로그램 참여동기
고교 재학 시절, 숙명여자대학교의 유튜브를 보며 타 학교에 비해 서로의 의견이 존중되는 자유로운 공간이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 입학 후 내가 느낀 숙명의 공간 또한 그런 것이었다. 1학년 때 학회에 참여하여 정치사회에 대해 논의하면서 나의 표현의 자유가 존중되면서도 학우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새로운 의견을 정립할 수 있다는 것에 쾌락을 느꼈다. 그렇게 비로소 학문에 흥미를 느꼈고, 전공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2학년이 된 후에는 이런 활동을 늘리고 싶어 동기들에게 학습공동체를 제안했고, 전공 과목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교과목” 팀을 구성하기로 결심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체화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논문을 탐독하며 서로의 의견을 공유했다. 특히, 배운 이론들을 현실에 직접 적용해보고, 정치사회의 방향성을 의논하고자 했다.
우리는 실제로 “현실적용”에 초점을 맞추어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그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우리가 경험한 사회가 “위기”에 도래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코로나 팬데믹 등은 시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빠지게 하고, 사회에 혐오가 만연하게 만들었다. 이는 곧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정체를 모색하고자 했다.
3. 프로그램 참여 후 도움이 된 점
(1) 명확한 관심분야의 설정
해당 프로그램 후 가장 성장한 점은 “명확한 관심분야의 설정”이다. 이전에는 정치학의 방대한 분야 중에서도 내가 어떤 공부에 가장 흥미를 느끼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한국정치, 국제정치, 정치사상 등에 속하는 각 과목을 찾아 들을 때마다 나름대로의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전공을 공부하며 내가 더 좋아하는 분야를 탐색할 수 있었다.
먼저, 다양한 논문을 선정하며 읽으면서 사회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한국정치론 시간에 지역주의에 대해 배운 후, “한국 유권자의 지역정체성과 지역주의 태도 (김기동 · 이재묵, 2022)”라는 논문을 찾아 읽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주목해왔던 영호남 간 대결구도 이외에도 ’서울 VS 비수도권‘ 이라는 새로운 지역주의 양상을 제시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어떤 면에서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영호남의 지역주의가 정치인들의 선거전략과 지역차별적 정책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새로운 형태의 지역주의는 ‘사회경제적 양극화’라는 현대 사회의 위기에서 기인한 것임을 고려했을 때, 차별적인 감정의 위험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우파권위주의에 대한 논문을 읽으면서 이는 다문화집단을 잠재적 파괴자로 인식하여 이주민과 이방인이 점차 늘어나는 한국사회에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이 심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미디어의 ‘진보-보수 프레임’에 대한 논문을 읽으면서 미디어의 극단적 보도와 혐오 팽배를 지적하면서도 법적 규제보다 시민의식의 성장이 타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사회문제와 이로 인한 위협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고독과 무력, 그리고 두려움은 앞으로의 시대와 미래에서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나는 ‘현대 사회의 위기 속 민주주의의 발전 방향과 시민사회’라는 구체적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에는 ‘불평등 시대와 한국 시민사회 연구’라는 논문을 찾아 읽기도 했고, 논문을 읽으며 “‘시민됨’이 ‘시민성’으로 확대되는 기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겼다. 우리는 코로나 19 과정에서 시민성의 음양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중국인 · 신천지 · 확진자 · 대구 등 확진 지역을 향한 혐오의 확산이며, 둘째는 ‘덕분에 챌린지’ 등을 통한 재난 극복을 위한 협력이다. 국가 재난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학교나 식당, 회사 등에서 공중 보건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했고, 유명인들의 기부가 잇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혐오의 가해자와 협력의 동참자가 배타적이기만 할까? 분명 이 둘을 동시에 행한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향후에 시민성을 발휘하는 기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2) 대학생활의 주체성 : 비판적 사고와 종합적 판단력
우리는 초기에 몇 가지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 자율적으로 논문을 탐독하며 교과목을 심화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학교생활을 추구한다.
- 학습한 정치이론을 한국 정치사회와 비교 · 대조하며 현실 사회의 적용 방안을 모색한다.
- 이론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의 과정을 거쳐 옹호 및 비판하는 판단 과정을 통해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기르고, 사회 문제를 의제화한다.
직접 논문을 선정하는 과정을 통해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학습이 가능했고, 학습공동체라는 교학상장의 공간은 혼자 논문을 읽고 혼자 생각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들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예를 들어 시민정치에 대해 논할 때, 한 학우가 최장집 교수의 말을 인용하여 ‘촛불시위’에 대해 비판했는데, 촛불시위로 인한 대통령 탄핵은 분명한 정치적 성과이지만, 이후 시위를 중심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는 문화가 생긴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오히려 ‘정당정치’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최장집 교수의 ‘민중에서 시민으로’라는 책을 찾아 읽었고, 한국은 서구와 달리 국가의 선행 이후 시민사회가 발전하는 역순을 겪었기에 시민사회에 대한 의식이 약하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민청원‘, ’민주주의 서울‘ 등 정치참여의 공간이 마련되고, 몇몇 NGO의 선전 등으로 시민사회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발전했다고 생각했고, 민주주의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제도는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의사를 직접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인데, 촛불시위 이후 직접 민주주의 요소가 부각되고, 협치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삼인행필유아사’라는 말처럼 동기들과 매주 토론하며 새로운 의미를 찾거나 배울 수 있었다. 줄곧 내 생각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서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린 다음 새로운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3) 학습공동체로 발견한 관심사 : 후속 활동의 지속과 영향
22-2 학습공동체를 마무리하면서, 위와 같은 향후 진행 계획을 수립했었다. 그리고 겨울 방학이 된 지금, 우리는 학습 공동체 인원 일부 및 다른 동기들과 ’독서 모임’을 결성하여 매주 책을 선정해 읽는 중이다.
루소의 ‘사회계약론’,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안나 로슬링 뢴룬드 · 올라 로슬링 ·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등을 읽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책을 계획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외활동에서도 시민사회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 작년에 ‘기후변화센터’라는 NGO에서 주관하는 대학생기후활동가 ‘유세이버스’로 활동했는데, 1학기 학습공동체 이후 구체적 관심 분야를 설정하면서 2학기 때 대외활동에서 시민사회와 협업하기 시작했다. ’너울너울 스튜디오‘라는 시민단체와 협업하여 ’와이퍼스‘라는 어플을 통해 일반시민들을 모집하여 우리만의 독특한 플로깅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임팩트온’이라는 지속가능경영 전문 미디어 플랫폼에서 “시민사회와 거버넌스”라는 뚜렷한 취지를 가지고 기사를 개제하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의식 함양에 기여할 수 있기를 소원하며, 생분해 플라스틱의 이면을 알리는 글을 기고했다.
http://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5209
http://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5440
대학원 설명회 때 시민사회와 정치제도에 대한 상담을 받기도 했다. 학습공동체로 수립한 명확한 관심 분야 덕분에 새로운 세계관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해볼 수 있었다.
4.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느낀 점, 제안 점 등
2021년은 코로나로 인한 제약적 대학생활 때문에 동기들과 교류가 적어 심적으로 힘든 해였다. 대학 입학 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감 때문에 학회,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대로 열심히 살았지만, 모든 활동에 미친 듯이 열중하다가 문득 공허함을 마주하곤 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지?” 2학년에 진급하면서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내 삶과 대학생활의 의미가 무엇인지 찾고자 노력했고, 학습공동체는 그 일환의 첫번째 도약이었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면서, 얕은 것보다는 보다 깊고 구체적으로 파고들면서, 그리고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학우들과 공유하면서. 이 과정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나는 어떤 것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지, 즉, 내가 심장 뛰는 일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었다. 학우들과 토론하고, 사회의 시민이자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경험은 소중한 것이었다. 고교 시절 꿈꿔왔던 대학생활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하나 제안하고 싶은 것은, 학우들의 바쁜 일정과 시험기간으로 인해 20시간을 채우기가 다소 촉박했다. 가끔 결원이 생기기도 했는데, 활동 기간을 조금 더 늘려 시간적 부담감을 해소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5. 프로그램 추천 이유 해시태그로 표현하기
#자기주도학습 #교학상장 #협력학습 #주체적성장 #자율성 #탐구능력 #진로개발장학금
활동 사진이 첨부된 PDF 꼭 참고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