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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학기 온라인 폭력예방교육(학부) “성인지관점과 백래시”] 우리의 생활 속 폭력과 차별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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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 속 폭력과 차별을 바라보다. (식품영양학과 1학년)


최근 몇 년간의 뉴스들을 살펴보면 ‘n번방 사건’, ‘미투 운동’ 등 다양한 방식의 폭력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폭력이 저와 아주 먼 곳에서 일어난 이야기, 저와 전혀 상관이 없었던 이야기, 일상생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최근의 범죄양상들을 보고 어느덧 그런 폭력들은 우리 주위에 가까이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던 폭력을 인지하게 되자, 저는 이와 관련된 지식이 현재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대해 좀 더 전문적이고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스스로 이에 대해 공부를 하던 중, 성평등상담소에서 ‘온라인 폭력예방교육-성인지 관점과 백래시’를 주제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바로 망설임 없이 신청하여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020-2학기 10월과 11월 사이에 있었던 온라인 폭력예방교육은 ‘성인지 관점과 백래시’를 큰 주제로, ‘누가 폭력을 하는가?’, ‘폭력의 맨 얼굴! 내가 생각하는 폭력은 어떤 모습일까요?’, ‘왜 가정폭력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우리 사회의 가치를 전환하는 것은 왜 중요한 일일까요?’, ‘어떻게 폭력에 대처할 것인가’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강의가 주로 강조했던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성차별적인 언어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약자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의 문제점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성범죄와 관련된, 혹은 성과 관련된 표현을 할 때 ‘성적 수치심’이나 ‘성인지 감수성’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저는 평소 이런 단어들을 들었을 때 그 단어들의 의미만을 생각했지, 그런 단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강의를 진행하셨던 강사 선생님께서 단어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해자가 받았던 피해와 상처를 ‘수치심’이라고 표현한다는 점, ‘관점’보다는 ‘감수성’이라는 말로 순화하여 마치 굉장히 민감하고 감수성이 높은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도록 단어를 만들었다는 점 등 제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강사 선생님께서 알려주셨을 때 큰 충격을 받고 강의를 잠시 멈춘 후 제가 전에는 왜 이런 의문을 품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와 비슷한 단어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강사 선생님처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스스로 가지는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강의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도 많이 나왔지만, 제가 평소에 많이 생각하고 의식하고 있었던 점들도 많이 언급되어 좋았습니다. 예를 들면, 성범죄와 관련된 단어들은 피해자, 특히 여성들과 관련된 단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강사 선생님께서는 이런 현상은 단어뿐만 아니라 성범죄나 가정폭력과 관련된 기사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이런 폭력과 관련된 기사에서는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 대한 언급이 더 많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기사를 클릭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기사 내용, 더 자극적인 기사 제목 등을 쓰면서 피해자를 더욱 난도질하며 2차, 3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그 어떤 규제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원래 알고 있었지만, 이 강의를 통해 다시 한번 듣게 되니, 현재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을 보호해주기 위한 그 어떠한 장치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도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가해자들은 당당히 거리를 돌아다녀도 피해자들은 숨어야 하는 사회. 자신들의 ‘보는 권력’, ‘볼 수 있는 권력’을 정당화하면서 점차 카메라의 윤리가 사라지고 있는 사회. 권력을 가진 집단의 얼굴은 인식하기 어려우나 약자들의 얼굴은 그들에 의해서 나타나기도, 혹은 삭제되기도 하는 사회. 이 모든 것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존재하는 약자들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입니다. 이들을 보호해주자는 목소리는 차별적인 의식과 통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에 의해 점차 희미해지고 있으며, 용기를 낸 피해자들은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에 의한 2차, 3차 피해를 견디지 못해 더 숨게 되는 상황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강사 선생님께서는 이런 사회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셨으며 저 또한 강사 선생님의 의견에 강한 동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과 비난을 받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해자들의 얼굴을 숨겨주는 사회가 아닌 피해자들의 얼굴을 숨겨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과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제 3자의 관심과 문제 제기가 중요하며 제가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그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강의는 제가 어떤 한 개념이나 단어를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보고 비판하는 사고를 재정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약자들을 대하는 우리나라 사회의 현 상황을 그대로 직면하고 이들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폭력과 관련된 문제를 향해 ‘정색’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용기를 이 강의를 통해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강의에서 ‘페미니즘’에 대해 정확하게 강사 선생님께서 짚어주시는 시간이 없었기에 페미니즘과 관련된 내용을 추가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이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큰 논쟁거리 중 하나가 바로 페미니즘인데, 이에 대해 서로 극단적으로 나뉘어 ‘좋다’, ‘나쁘다’를 끊임없이 주고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 논쟁이 페미니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여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은 본디 남녀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없애고자 등장한 개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남녀차별’이란 남성이 무조건 나쁘고 여성이 피해만 보고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이 자신의 권리를 남성과 같이 챙길 수 있도록 하는 것, 남성이 감수성이 풍부하고 여성스러워도 오해를 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취향을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페미니즘은 남성 혐오가 아닙니다. 페미니즘은 여성 옹호가 아닙니다. 페미니즘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념입니다. ‘페미니즘=남성 혐오, 극단적 여성 옹호’가 된 이유는 우리 사회에 여성이 받는 차별이 남성이 받는 차별보다 더 많기에 이에 좀 더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여성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 위와 같은 잘못된 관념이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논란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런 논란에는 무엇이 있는지, 페미니즘은 정확히 무엇인지 등을 우리 모두가 명확하게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이 강의에서 좀 더 설명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 이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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